꽃그늘 뒤뜰에 산벚꽃, 앞산에 산벚꽃,산벚꽃 피어서 화사한 날은 마음도 꽃잎처럼 흩날립니다. 낭창낭창하게 휘어지는 꽃가지에 마음의 겉옷을 벗어 걸어놓고 누구랑 연애라도 하고 싶습니다. 바람의 손에 이끌려 이 나무 저 나무 꽃그늘로 옮겨다니는 이 마음이 이미 바람입니다. 자두나무꽃 하얗게 피어 척척 늘어지는 다디단 향기가 내몸을 칭칭 감는 것 같습니다. 하나, 둘, 셋, 넷, 다섯, 다섯까지 세다가 다섯 잎의 하얀 꽃잎이 동그랗게 모여 피워내는 자두꽃 향기에 취해 저절로 눈이 감깁니다.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봉오리에 입술을 대어 봅니다. 촉촉한 자두꽃 젖꼭지에 닿은 제 입술이 파르르 떨립니다. 산벚나무꽃은 제 향기에 취했는지 제가 만든 꽃그늘에 취했는지 새로 돋아난 어린 이파리의 목까지 벌겋게 상기되어 있..